우우웅..

 

거대한 범용 비행선, 빅토리아 호.

메이플 아일랜드와 빅토리아 아일랜드를 순행하며, 특징으로는 양 옆에 달린 비행을 위한 거대한 마석과, 여신 니케를 본 딴 황금색 흉상이 배 앞머리에 자리 하고 있었다.

 

공중을 체공하는 빅토리아호에 몸을 싣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빅토리아 아일랜드로 가는 사람들이지, 메이플 아일랜드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보통은 그렇겠지만…’

 

샹크스는 내심 긴장했다.

원래라면 메이플 아일랜드로 돌아가는 비행선에는 자신 말고 아무도 없을 터인데. 눈 앞의 중년의 사내는 그런 것과 상관 없이 오히려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눈을 반짝이며 감회에 젖어 들고 있지 않은가.

“후후후…설마 메이플 아일랜드로 가는 귀빈이 당신이었다니.. 세상 참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군요.. “

 

상대가 누군지 몰라서 긴장한 것이 아니다. 이미 수 백명의 외부인이 이 빅토리아 호를 이용하지 않았던가?

 

하물며 적이라고 한들, 왕년에는 해적으로 이름을 날린 그였다.

왠만한 적들은 그에게 상대도 되지 않을 터.

 

그래서 였다.

 

샹크스가 이토록 긴장한 것은.

 

“샹크스.. 그 어린 꼬마가 벌써 어엿한.. 선장이 되다니.. 세월이 흐르긴 하는가 보군..”

 

샹크스가 너무도 잘 아는 인물이었기에.. 또한 그가 동경했던 사람이기에.

 

***

 

암허스트. 메이플 아일랜드에 동쪽에 위치한 이 마을은 메이플 아일랜드라는 부유도의 중심도시라고 할 수 있었다.

 

작지만 대장간, 수리공, 조금만 옆으로 빠지면 초보 모험가들을 위한 수련장까지.

촌장 루카스를 중심으로 상업, 농사, 공업 등이 적절히 자리 잡은 곳이었다.

 

그런 한 낮의 오후, 루카스는 턱밑까지 내려온 수염을 쓰다듬으며, 눈 앞의

남자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호오… 그래서 이게 그 세라가 보낸 편지라고..? “

 

“헥…헥.. 그렇다니깐요! 제가 이거 드리려고 얼마나 뛰어왔는데.. “

 

과장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메창이의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 되어 있었다.

 

‘**.. 레인보우 스트리트에 어째서 돼지가..! ‘

레인보우 스트리트. 암허스트로 진입하기 전, 바로 앞의 사냥터에서는 보통 달팽이와, 빨간 달팽이, 파란 달팽이가 순차적으로 나와야 할 터였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메창이가 진입 하자마자 돼지가 달려오는 게 아닌가?

 

‘후우…’

 

하지만 메창이는 굳이 말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돼지는 자신을 따라오다가 어느 순간 사라진 데다가 촌장이나 세라 누나가 알면 걱정할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에휴.. 세라 누나가 저번에 식재료를 가져다 준 걸로 감사 편지를 썼대요. 봐요.. 별 내용 없죠? “

루카스는 수염을 쓰다듬었다. 더 없이 진지한 자세로.

 

“…왜요.. 뭐 문제 있어요..?”

 

“음… 별 내용이 없는 게 아니라 전부다 별 내용인데 ..? “

 

메창이는 루카스가 준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더 없이 황당한 자세로..

 

.

.

.

 

[….따라서 메창이가 이 편지를 가져오면, 촌장님께서는 어느 정도의 수련을 해 주신 뒤. 전직을 위해 빅토리아 아일랜드로 보내주시길 바래요.]

 

메창이는 선 채로 굳었다.

 

“아니.. 이게.. 이게.. 왜? .. 이게 아니..왜..? “

 

거꾸로 읽어봐도 다시 읽어봐도 편지의 마지막 문장은 그대로 였다.

 

하기야, 지금까지 간단한 편지 배달인 줄 알았던 게 임무가 갑자기 이산가족이라는 하드 퀘스트로 바뀌었는데 10살 짜리가 이것을 어찌 감당해야 할까.

 

“흐음… 메창아..”

 

“…네…네..?”

메창이는 여전히 정신이 빠진 상태였다.

 

“아무래도.. 너가 각성 상태에 들어 선 것 같구나. “

 

“…………네?? 각..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