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를 만든 왕은 태국에도 있다.
바로 '람캄행'(รามคำแหง) 대왕으로, 수코타이 왕조 3대 군주이며 그의 재위 기간은 1279년에서 1298년.
그의 생몰년도는 정확하지 않으며 1240년대에 출생하여 1298년에 사망했다는 것이 유력하다.
그는 1283년 경, 동남아시아 최강대국이었던 오늘날의 캄보디아인 크메르 제국의 크메르 문자를 참고하여 태국 문자의 원형이 되는 수코타이 문자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그 외에도 왕국의 영토 확장을 주도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등 황금기를 이끌어 태국 국민들로부터 신이자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그림에 묘사된 동상은 그를 묘사한 동상이며, 왼쪽에 묘사된 비문은 그의 업적을 기리는 비문.
2013년에 발행된 20바트 지폐의 뒷면에 그의 동상이 그려져 있다.
- 비하인드 스토리 - 비문의 진실 -
1833년 태국 북서부 수코타이주에서 발굴된 그의 업적이 적힌 비문의 상태는 1292년에 새겨졌다고 하기에는 너무 후대에 만들어진 것처럼 깔끔하고 비문의 내용이 어정쩡해서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비문의 문장들 중 다른 시대의 문체와 글자로 적혀진 것이 있어 후대에 추가된 것으로 보였고, 화자의 인칭도 1인칭과 3인칭으로 나뉘어져 서술되어 있어 문맥상 자연스럽지 않으며, 심지어 이 비문의 발견자가 태국의 왕족인 몽쿳(1804 ~ 1868, 라마 4세)이어서 속된 말로 선대 국왕의 업적을 부풀리려고 짜고친거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그래서 진실 여부를 파헤치려는 학자가 태국 정부의 협박을 받아 그 진상을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만일 이 비문이 부분적으로 위조되었거나, 최악의 경우 내용이 전부 거짓으로 밝혀지면, 태국 역사의 근간이 뒤흔들려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가 있어, 이러한 우려 때문에 국가에서 비문의 진실을 밝히려는 학자들을 저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비문의 수많은 사실 여부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었음에도 200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으며, 현재 방콕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도 비문의 진실은 당사자인 태국 정부와 왕실만이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