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이 라인은 좀 아닌거 같은데... 영 풀리질 않는 걸 으으!"
키네시스는 잠시 원하던 결과의 작업물이 안 나오자
잠시 모니터와 키보드 앞에서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지난번에 작업해 둔 결과물을 삭제할 상황이 생겨버려서 그런지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인다.
"아... 잠시 쉬든가 해야겠어. 가만보자... 지금쯤 미룬 상태인
내 아이폰 iOS도 새 버전으로 업데이트도 해놔야겠고
...가만보자, 내가 또 뭘 잊은거 같은데..."
키네시스는 아이폰 잠금화면을 풀고 캘린더 위젯으로 일정을 확인해보던 중
문득 유나와의 데이트 약속을 기록해놓은 걸 보고 뒤늦게 깨닫는다.
"아! 그렇지. 유나와 만화 카페에 가기로 했었는데! 망했다..."
그리고 황급히 유나에게 전화를 거는 키네시스.
당황하면서 난감한 표정이 역력해 보인다.
황급히 유나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엇, 키네시스? 왠일로 먼저 전화 걸었어?"
"아... 미안해 유나. 작업해둔게 잘 안풀려서 만화카페에 같이 가기로 한 약속조차 못 지켜서 사과할게."
"...너무해 키네시스. 힝..."
"어...? 유나 실망했어?"
"몰라!"
"정말 미안해 유나... 어떻게 하면 유나의 기분을 풀어 줄 수 있을까?"
"글쎄...? 키네시스가 직접 생각해봐..."
"음, 그러면 오늘은 우리 집에 놀러올래? 마침 내가 들려주고 싶은 작업물도 있어서 말이지..."
"...생각해볼게. 그럼 몇 시쯤 가능해?"
"오늘 찾아올래? 지금."
"정말?! 알겠어 바로 시간내서 갈게!"
유나의 환호해하는 모습에 키네시스는 안도해 하는 모습을 보였는지
잠시 두근거리는 마음을 뒤로 하고
일단 유나가 올 때까지 마저 작업물 완성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2시간이 흐를 무렵,
키네시스의 집에 초인벨 소리가 들린다.
키네시스는 잠시 헤드셋을 내려놓고 현관문 앞으로 나간 후 문을 연다.
잠시 어안이 벙벙한 키네시스는
애써 침착하게 태연한 척 말을 꺼낸다.
"어? 벌써 왔어?"
"미안. 내가 너무 빨랐지?"
"아냐 괜찮아. 오늘은 날씨마저 따분하게 느껴졌는데 그래도 유나가 와주니까 기쁜데?"
"안 그래도 여름이라 그런지 너무 더웠어! 근데 비밀번호 없이 그냥 열어도 돼?"
"알잖아? 우리 둘 사이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필요없다는 걸."
"뭐야~, 오글거리게 정말!"
"더울텐데 일단 들어와."
"알겠어!"
그렇게 시간은 느려져가고
점점 키네시스와 유나의 사이 템포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유나는 키네시스의 작업실 겸 방에 들어와 소파에 앉은 후
키네시스에게 말을 꺼낸다.
"여기가 키네시스의 작업실이야?"
"응, 맞아."
"생각보다 조용한 공간인데?"
"마침 방음 처리도 해놨지. 작업을 위해서 말야."
"오~ 상당히 괜찮아!"
"그건 그렇고, 이 쪽으로 와서 한번 내가 작업해 본 거 들어볼래?"
"응, 좋아!"
유나가 모니터 앞 의자에 앉자 키네시스는 조용히 유나의 귀에 헤드셋을 씌운 후
작업물을 들려준다.
감미로운 피아노 멜로디와 로맨틱한 무드가 어우러지면서
유나의 기분은 한층 좋아졌고
키네시스가 작업한 멜로디에 점점 빠져드는 유나의 모습은 살며시 미소가 나온다.
그러자 유나의 갈색눈을 바라보는 키네시스.
"키네시스...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유나는 말을 건내지만 키네시스는 조심스레 바라보다가
유나의 얼굴에 손길을 건낸 후,
조용히 입맞춤을 건낸다.
유나는 이런 키네시스가 싫지 않았는지
그저 조용히 서로의 흐름을 맡긴다.
그렇게 서로의 시간은 느려지고 있었다.
점점 황홀한 무드에 빠진 둘의 심장박동은
빨라지기 시작한다.
둘은 서로의 입을 맞추다 유나의 멜로우한 표정을 바라본 키네시스는
애써 당황스러워 한다.
"유나..."
"키네시스... 이제 가르쳐 줄 수 있어? 설레는 게 필요한데 나는..."
"그래... 나도 어쩌면...."
방에서 나온 방향제의 냄새가 어우러 지면서
서로의 멜로우한 무드를 형성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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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헨느엘
852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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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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