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는 화창한 날씨다.
오늘도 이카르트의 집 안 거실은 먹다 남은 과자,
그리고 전에 루시드 모르게 주문했던
바카디 카르타 블랑카 한 병이 테이블 위에 놓인 채로
상당히 어질러져 있었다.
그렇다고 어질러진 거실 테이블을 치워두고 정리하기엔 마음을 바꿨다간
이카르트는 난처하단 생각에 빠져들까봐 그냥 놔두고 계속
잔을 채우고 있었다.
"상당히 취하는군... 가만 보자, 루시드는 뭐하고 있을까...? 한번 전화를 걸어봐야겠는데?
그와중에 햇빛이 너무 거슬리네."
이카르트는 오히려 깨어있기 싫어보이는지
베란다 창문에 걸린 커튼으로 햇빛을 가린다.
그리고 취한 몸으로 남아있던 의식을 꺼내서 한쪽 왼팔을 테이블에 뻗어서
올려져있던 스마트폰을 찾아 루시드에게 전화를 건다.
"띠리리링"
신호는 가면서 스마트폰 컬러링은 울리는데
루시드는 여전히 자고 있었는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이카르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전화를 끊은 뒤
루시드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한참 컬러링이 들리면서 신호가 갈때 루시드가 드디어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어... 나야... 지금 뭐해?"
"이카르트! 또 나 몰래 술을 몇 잔 드신거에요?! 에휴... 또 취한채로 전화를 거셨네요?"
"어? 아니 나 아직 취하지 않았는데?"
"뭐가 안 취해요? 살짝 취한 말투가 보이는데요?"
"어... 사실 나 루시드 몰래 산 술 꺼내서 몇 잔 걸쳤어. 하하"
"에휴... 정말 못 말린다니까요..."
"미안해 에고. 그건 그렇고 지금 바빠? 오늘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영화 보는건 어때?"
"뭐 저는 오늘 시간은 남아도니까 괜찮아요."
"그래, 조심해서 와"
"알았어요."
그렇게 수확없는 전화를 마치고 나서 이카르트는 잠시 시계를 본다.
시간은 계속 가고 있지만 이카르트는 잠시 술을 한잔 더 비우고
종이에 글을 쓰지만 그 와중에 감정에 실려 눈물을 조금 흘리고 만다.
'시간은 가는데 점점 피부가 썩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비록 시간을 잡을 수 없다는게 서글프지만
루시드만이 나에게 유일한 위로를 주는 사람이란게 정말 고맙게 느껴진다.
다른 사람이 줄 수 없는 행복을 루시드가 주는게 유일하다.'
이카르트는 잠시 단문의 글을 적은 뒤
흘린 눈물을 닦는다. 루시드가 자신의 유일한 삶의 낙임을 느끼고
그렇게 잠시 소파에 기대서 쉰다.
그 와중에 오후가 되자마자 루시드는 잠시 편의점에 들리고 있었다.
"오늘은 뭐가 좋을려나? 이카르트가 만족할 만한 걸로 사야되는데...
아 참 오늘은 좀 더 맛있는 과자와 음료로 사볼까?"
루시드는 사둔 과자와 음료를 계산대 위에 올려놓은 후에
직원이 계산을 한다. 그리고 루시드는 결제를 한 후 편의점을 나선다.
그렇게 좀 더 걸어간 끝에 계단을 한 층 올라간 후
이카르트의 집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른뒤 들어가서 거실로 간다.
그리고 테이블에 사온 먹거리를 둔후 이카르트에게 말을 건다.
"이카르트! 여태까지 그러고 있었어요?"
"미안해. 내가 좀 취했지?
"가만 있어봐요. 어디보자... 여기 냉장고 어딨어요? 제가 미리 해장국 끓여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줘."
"네?"
이카르트는 부엌으로 가려는 루시드를 뒤에서 포근하게 끌어 안아버린다.
"아앗! 뭐해요?!"
"미안해. 오늘만큼은 그대로 있어줘."
"네?"
"나 무지 힘들었어... 그래도 루시드가 와주니까 정말 고마워.
요즘엔 사는것도 그렇고 모든게 무서웠거든... 그래도 루시드가 있으니까
인생의 모든게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로 행복해. 루시드, 고마워.
너가 유일한 도피처이자 희망이야.
다른 남자가 너에게 치근대지 못하도록 내가 더 잘할게."
"정말... 술 마시면 못 말린다니까요, 이카르트는....
기다려주세요. 제가 해장국 끓여드릴게요."
"그래 알았어, 사랑해 루시드."
"네~"
루시드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꺼낸후 냄비에 재료들을 넣고
콩나물 해장국을 분주하게 끓이는 모습을 보인다.
해장국이 완성된 후 들고와서 잠시 사온 먹을거리는 냉장고에 두고
밥을 주걱으로 푼 채로 이카르트와 함께 테이블에 두고와서
같이 해장국과 함께 밥을 먹는다.
"맛있어요?"
"이제야 좀 살 맛 나네. 너무 맛있어!"
"괜찮아서 다행이에요~"
"나도~"
그렇게 둘은 잠시 식사를 마치고
이카르트는 살짝 하품을 한다.
"아 졸리네..."
"영화 본다고 해서 왔는데 벌써 졸려요?"
"에고... 이럴 줄 알았으면 적당히 마실걸..."
"오늘은 같이 잠이나 자도록 하죠."
"그래그래"
이카르트와 루시드는 안방 침대에서 같이 잠에 든다.
"이카르트, 그 말... 정말 고마웠어요. 그래도 진심이 있다는게 느껴졌다구요."
"나도 그래."
이카르트는 아이처럼 루시드의 품 속에 안겨서 그렇게 잠에 든다.
루시드는 그런 이카르트를 끌어 안아주면서 루시드 역시 혼잣말을 꺼낸다.
"정말... 이카르트는 아이처럼 느껴진다니까요. 나도 사랑해요 여보. 쪽"
루시드는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이카르트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면서 이카르트의 머리를 쓰다듬은 후
루시드 역시 포근하게 잠에 든다.
어쩌면 이카르트가 바랬던 모습이자 즐거운 행복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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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있다가
노래를 들으면서 써봤는데 그래도 내용 면에서 만족감이 느껴집니다.
앞으로 좀 더 분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