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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거대한 공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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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유저수2,635

작성 시간202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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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훅, , 크욱.”

이봐! ! 왜 그래!

 

연합원은 영문도 모르고 동료를 달래고 있다.

눈을 까뒤집고 개거품을 물며 쓰러진 동료의 곁으로 달려온 그에게, 함대 전체에 울리는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전 연합원에게 전달합니다. 적의 정신 공격이 진행 중입니다. 다음의 증상이 확인된 연합원이 있을 경우, 즉시 의무실로 이송 바랍니다. 전 연합원에게……

 

정신 공격……?“

 

연합원은 기절한 동료를 보았다.

과호흡, 잔뜩 겁에 질린 채 정신을 놓아버린 듯한 동료의 모습.

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법이 날아온 낌새도 없었다. 그와 똑같이, 이 갑판의 위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단 말이다.

 

, 일단 의무실로……

 

동료가 증상을 앓고 있으니, 안내방송대로 그를 의무실에 데려가야 한다.

맡은 바를 수행하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데,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갑판 위에서 난폭하게 휘몰아치던 바람이 침묵했다. 소름끼치는 고요함에, 그는 몸을 떨며 천천히 전방을 돌아보았다.

 

”---히끅!“

 

살짝 벌어졌던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고, 두 눈은 마주한 존재를 부정하려는 듯 눈동자를 피부의 뒤로 숨기려 한다.

마주한 존재? 시야에는 문브릿지를 가득 채운 안개 뿐이거늘 무엇을 본다고.

본 것이 아니다.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그 거대한 것에게…….

서늘했던 감각도 사라진다. 육신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직 정신만이 살아 숨 쉬며 그 존재의 전언을 곱씹고 있다.

 

---------■■■■

 

그 한 마디를 이해하려 한 순간, 연합원의 의식은 암전되었다.

 

*****

 

그 쪽 함대에서도 관측되는 건 없습니까?“

없어요. 뭔가가 있다는 건 예상하겠는데 관측되는 게 없다고요.

 

나인하트의 확인차 질문에 이데아는 답답해하며 머리카락을 헝클어버리고 만다.

최초 증상자, 아크와 일리움이 데려온 연합원 이후로 증상자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최전방에서 항해하고 있는 노바 본함은 말할 것도 없고, 뒤를 따라오고 있는 함대들도 공격의 범위에 들어섰는지 증상을 발현하고 있다.

함대 전체를 관통하는 공격인지, 갑판에 나와있지 않던 선내의 연합원들도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 증상이 문브릿지의 특성일 가능성은 없습니까?“

그야 물론 확신은 못하는데 낮긴 낮죠. 대기중에 독이 섞이기라도 한건지는 이미 확인했어요. 누가 광범위하게 공격해왔다는 게 이치에 맞는데.

정작 정체는 불명이고, 어떤 구조로 공격을 해오는 건지도 불명이고.“

 

증상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연구해봐도 견적이 안 나오는 현실이 이데아를 열받게 만드는 원인이었다.

물론 나인하트나 다른 함대의 지휘관들도 마찬가지였다. 전력은 착실히 줄어들어가는데 해결책이 마땅치 않으니.

 

나인하트. 함포를 다시 발사하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죠?“

?“

 

여제가 돌연히 던진 질문.

시그너스가 문브릿지에 돌입했을 때부터 사용하고 있었던 예지의 눈이 빛을 내고 있었다.

적의 유무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함포라니, 나인하트는 여제의 예지력이 무언가를 인지했음을 알고 빠르게 답을 계산했다.

 

발사 이후로 장전 준비는 계속 진행 중이었으니, 아마 20분 내로 끝나지 싶습니다.“

”10분으로 줄일 수 있나요?“

제로 님들의 도움을 빌릴 수 있다면 가능합니다.“

바로 착수해주세요. 곧 써야 할 것 같으니까.“

 

나인하트는 즉시 연락용 수정구를 기동해, 함포 측의 연합원과 제로에게 여제의 명령을 전달했다.

 

여제님, 역시 지금 상황은 적의 공격입니까?“

 

아직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나인하트. 오직 여제만이 깨달았을 진상에 대해 그는 질문했지만, 여제는 아직 입을 열지 않았다.

아니, 열 수 없었던 것이겠지. 그녀 스스로도 예지의 눈으로 관측한 너머의 존재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니.

 

뭐지, 대체? 공허……? 세뇌? 아냐, 저건 뭐야?”

 

거대한 흐름을 관측하며 그 실체만을 눈에 담는 초월자의 눈은, 보고자 했던 적의 실체를 가감없이 시그너스의 정신에 각인시켜주었다.

불친절하다면 불친절한 능력. 반신반인에 불과한 시그너스의 정신으로는 그 실체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입 밖으로 내어 설명하려 해도 적합한 단어를 찾기 어려운 존재. 그렇기에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괜한 정보를 흘리지 않고, 적대해야 한다는 사실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인하트, 방금 갑판병한테서 보고가 들어왔는데요.

무슨 일입니까?”

 

상황에 변화라도 생긴 것인가, 적의 실체가 관측된 것인가?

그런 나인하트의 추측에는 만족할만한 답변을 이데아는 가지고 있었다.

 

사슬…… 커다란 사슬들이 보이고 있어요.

 

*****

 

이게 대체…… 뭐야?”

 

수정구를 통해, 이데아는 갑판에서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의무실에서 증상자들의 치료에 조력하던 중 받은 보고. 문브릿지의 곳곳에 거대한 사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함께 전달받은 수정구는 사슬들의 모습을 출력하고 있다.

핏빛의 기운을 풍기는 새까만 사슬들. 그로부터 연상되는 존재야 당연히 검은 마법사였지만, 고작 이 전장의 끝에 있을 신을 상징할 뿐인 장식품일리는 없겠지.

수정구로 보이는 것만으로는 실체를 예측할 수 없다고 판단, 이데아는 직접 갑판으로 나가 사슬들의 모습을 직관하기로 했고……

 

안개가…… 나오고 있어?”

 

거대한 사슬들이 안개를 뿜어내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사방을 메운 안개로 인해 정확한 관찰도 불가능한 사슬들은 마치 온천마냥 안개를 발산하고 있다.

 

문브릿지를 메우는 게 이놈들인건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이다.

문브릿지는 테네브리스의 겉면. 내부의 지역을 감싸기 위해 사방에 사슬을 배치하고, 그로부터 안개를 뿜어내 테네브리스를 보호했다는 것이다.

평범한 물리력으로는 관통할 수 없는 무형의 벽을 형성하는 것이 이 거대한 사슬들이라면…….

이데아는 마법을 사용해 주위를 관측하기 시작했다. 외부에서의 관측은 안개의 성질 때문에 불가능했다지만, 내부에서 그 일부를 엿보는 것뿐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실험이었다.

결과는 어느 정도 성공이라 할 수 있었다. 사슬의 구조는 파악할 수 없지만, 문브릿지의 사슬들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가에 대한 해답은 얻을 수 있었다.

테네브리스와 공허의 파도를 잇는 사선. 칠흑의 사슬들이 모두 어딘가로부터 뻗어져 나온 듯이 한 점을 가리키고 있다.

그 집결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사슬의 구조도 파악하지 못하는데 그 본체의 파악이 가능할 리가.

증상자들의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적이 존재한다는 것은 확인되었으니 충분히 유효한 정보다.

곧바로 선내로 돌아가, 본함의 나인하트에게 이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커흑!?”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있는 것이라고는 무언가의 시선으로부터 관찰되고 있음을 자각하는 정신 뿐.

증상이다. 적의 공격이 이번에는 이데아에게 뻗어져 왔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이데아의 두 다리는 갈대 마냥 쓰러진다. 이데아의 정신이 자신을 인지한 존재를 이해하려 하고, 동시에 자멸하려 하고 있다.

 

, 끄으, 망할……!”

 

허나, 이데아는 쓰러지지만은 않았다.

아직 정신은 건재하다, 체내의 마력은 느껴지지 않지만 사용할 정신은 유효하니 얼마든지 마법을 쓸 수 있다.

눈에 마법을 건다. 자신이 쓸 수 있는 최고의 관측계 마법을. 도통 보이지 않는 저 존재의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이라면, 그 눈을 마주봄으로써 실체를 인식할 수 있으리라 추측하며.

흰자를 드러내려 하며 눈동자를 제자리에 잡아두지 못하면서도, 이데아의 두 눈은 그 실체를 인식했다.

찰나의 순간. 정신을 잃기 직전에 관측할 수 있었던 적의 실체. 문브릿지를 메우는 사슬의 집결점…….

 

, …… 사녀…….”

 

그리고 암전. 지금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연합원들과 다를 바 없이, 연합의 대마법사는 지금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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